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벤처투자자가 건넨 투자계약서에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책임 조항이 그대로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정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이 이를 금지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개정 벤처투자법의 시행일은 2026년 7월 1일이지만, 창업자 연대책임에 관한 규정은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라 공포일인 2025년 12월 30일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습니다(법률 제21287호).
개정법에 따라 벤처투자자는 더 이상 창업자에게 연대책임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연대책임 조항이 담긴 계약서를 마주하게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시행일 전에 체결된 계약이거나, 법이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거나, '연대'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같은 결과를 만드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 글에서는 벤처투자법이 투자자의 행위제한으로 정한 제3자 연대책임 금지를 다룹니다.
벤처투자법은 창업자 연대책임을 벤처투자자의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투자계약 체결 시 창업자의 연대책임 요구가 금지되는 벤처투자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제14조 제2항 제4호의2)
-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이하 "AC". AC가 직접 투자하는 경우, 제27조 제1항 제2호의2)
- 벤처투자회사(이하 "VC". VC가 직접 투자하는 경우, 제39조 제1항 제2호의2)
- 벤처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VC·AC가 펀드로 투자하는 경우, 제52조 제2항 제4호의2)
위 개정 조항들은 다음과 같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투자계약에 따라 투자한 업체가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를 제3자(이해관계인)가 연대하여 부담하게 하는 행위
정리하면 투자계약에 따라 회사가 부담할 의무를 이해관계인인 창업자에게 함께 부담시키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하에서는 법문상 용어에 따라 창업자를 '이해관계인'으로 표기합니다.
이 규정은 시행일인 2025년 12월 30일 이후 체결되는 투자계약에 적용됩니다.
연대책임 약정을 투자계약과 별도로 설정하는 방식도 차단되었습니다. 시행령은 투자계약서에 적힌 사항 외에 추가합의서·각서 등으로 별도의 조건을 설정하여 투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벤처투자법 시행령 제8조 제2항 제7호, 제16조 제8호, 제25조 제8호, 제36조 제7호).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는 예외가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예외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제3자에게 의무를 연대하여 부담하게 하는 행위는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각 목에 해당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제3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 가목: 투자계약에서 정한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투자금을 납입하게 하여 투자의 효력을 발생시킨 경우
- 나목: 이해관계인이 한 진술 및 보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경우
- 다목: 투자금을 투자계약에서 정한 용도 외로 사용한 경우
- 라목: 투자계약에 반하여 이해관계인이 주식을 처분한 경우
- 마목: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투자계약 위반이 있는 경우
가목부터 라목까지는 개별 사유이고, 마목은 대통령령에 위임한 포괄조항입니다. 위 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고 그 제3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연대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위반 시 형사처벌과 과태료는 없으나, 등록취소에 이르는 행정처분이 있습니다
벌칙 조항인 제78조와 과태료 조항인 제80조는 이 신설 조항을 인용하지 않고 있어,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제재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등록취소, 6개월 이내의 업무정지, 시정명령, 경고 등의 처분을 할 수 있고, 3년의 범위에서 지원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제22조 제1항 제6호, 제36조 제1항 제5호, 제49조 제1항 제6호, 제62조 제1항 제6호).
제재처분의 양정 기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6년 7월 1일 시행된 시행규칙(중소벤처기업부령 제116호) 별표 1부터 별표 4까지는 1차 위반 시 경고 또는 시정명령, 2차 위반 시 시정명령 또는 업무정지, 3차 위반 시 등록취소로 정하고 있습니다.
진짜 쟁점은 '연대'라는 말을 쓰지 않고 같은 결과를 만드는 독립된 의무부담 조항입니다
연대책임 금지 규정은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될 때 적용됩니다. 첫째, 회사가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일 것. 둘째, 그 의무를 제3자가 연대하여 부담할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자 측은 이해관계인에게 회사의 의무를 연대하여 부담시키는 대신, 이해관계인 자신의 고유한 의무를 부담하도록 계약을 설계합니다. 해설서 역시 이해관계인이 자기 고유의 의무를 위반하여 지는 책임은 회사의 의무를 연대하는 것과 별개라고 설명합니다(「벤처투자 표준계약서 및 해설서」 2026년 개정판 30면 각주 20).
대표적인 것이 주식매수청구권입니다. 해설서는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사유가 광범위할 경우 실질적으로 이해관계인에게 연대보증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같은 책 31면).
투자자는 회사와 이해관계인 양쪽에 주식매수청구권을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청구를 받는 경우에는 자기주식 취득 요건과 배당가능이익의 한계 때문에 이에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이해관계인 개인의 매수의무에는 그러한 법정 한계가 없습니다. 다만 해설서는 벤처투자법의 연대채무 제한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해관계인 책임조항이 유효하다는 단서를 함께 두고 있습니다(같은 책 228면).
부담은 매수대금에 그치지 않습니다. 손해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청구할 수 있는 위약벌이 함께 약정되고, 지연손해금은 매수대금과 위약벌, 손해배상금 전부에 대하여 다시 발생합니다. 해설서는 주식매수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 위약벌이 나란히 걸리는 이 구조를 삼중 책임 구조라고 부릅니다(같은 책 235면, 242면).
위반한 투자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 법에는 위반한 약정을 무효로 한다는 조문이 없습니다. 이 조항을 단속규정으로 보면 위반하더라도 사법상 효력은 유지되고 행정제재만 적용되며, 효력규정으로 보면 약정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재판례나 법령해석례는 아직 없습니다. 부칙이 둔 적용례는 투자의무와 행정처분 승계에 관한 것뿐이고, 이 개정규정에 관한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결과 시행 전에 체결된 계약을 시행 후에 갱신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등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금지 규정만 보고 기존 계약이 곧바로 무효라고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마무리하며
벤처투자법의 제3자 연대책임 금지는 창업자에게 요구를 거절할 근거를 제공합니다. 다만 실제 사안에서는 투자자가 이 법의 적용을 받는 벤처투자자에 해당하는지, 계약서의 연대책임 조항이 예외 사유와 고의·중과실 요건을 갖추었는지, '연대'라는 말을 쓰지 않고 같은 결과를 만드는 독립된 의무부담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지, 이미 체결된 계약의 효력을 어떻게 다툴지 등 여러 쟁점이 얽혀 있습니다.
법무법인 마스트는 누적 1조 원이 넘는 VC/PE 투자유치를 자문하며 협상과 투자계약, 주주간계약을 검토해 온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나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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