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이 칼럼은 2017년 3월에 올린 글로, 아래 조문과 설명은 모두 그 당시 상법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사의 의무에 관한 규정은 그 뒤로 손질된 부분이 있으므로, 실제 판단을 앞두고 계시다면 현행 조문을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직함이 아니라 등기부가 이사를 정합니다
주식회사는 소유와 경영이 갈라져 있습니다. 출자한 주주가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은 이사회와 그 구성원인 대표이사·사내이사가 맡습니다. 이사회는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고 감독하며(당시 상법 제393조), 대표이사는 업무를 집행하고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합니다(제389조 제1항).
가장 자주 헷갈리시는 지점이 여기 있습니다. 회사법상 권한과 의무를 지는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고(제382조 제1항)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이사로 기재된 사람입니다. 상무·전무·부사장이라는 사내 직함을 쓰는지는 기준이 아닙니다. 반대로 일단 등기가 되면 아래의 의무와 책임이 그대로 따라붙습니다.
이사가 이사회에서 가지는 권한
- 소집권과 소집요구권 — 원칙적으로 각 이사가 소집할 수 있고, 이사회 결의로 소집권자를 정했다면 그 이사가 소집합니다(제390조 제1항). 소집권자가 아닌 이사도 소집을 요구할 수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당하면 직접 소집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 참석권 — 이사회일 1주일 전까지 각 이사와 감사에게 소집통지를 보내야 하며, 이 기간은 정관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통지를 받지 못해 참석하지 못한 이사가 있으면 그 이사회 결의의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 표결권 — 1인 1표이고,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결의가 성립합니다(제391조 제1항).
자본금 10억원 미만 회사가 놓치는 정관 문제
소규모 회사라고 해서 이사회를 자동으로 건너뛰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상법상 자본금 10억원 미만이더라도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합쳐 이사가 3명 이상이면 이사회가 성립하고, 그때부터는 주주의 지분비율과 무관하게 이사들의 표결로 의사결정이 이뤄집니다. 지분을 전부 가진 창업자라도 이사회에서는 한 표입니다.
이사회 결의사항을 주주총회로 대체하려면 정관에 이사를 2인 이하로 두고, 이사회 결의사항을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대체한다는 규정을 넣어야 합니다. 몇 명을 등기했는지와 정관 문구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이사가 지는 의무
이사는 회사와 위임관계에 있으므로(제382조 제2항)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사무를 처리해야 합니다(민법 제681조). 상근·비상근, 사외이사인지는 가리지 않습니다. 또한 3월에 1회 이상 업무집행을 이사회에 보고해야 하고(제393조 제4항), 재임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영업상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제382조의4).
업무를 맡지 않은 이사에게도 감시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평이사의 임무가 안건에 찬반을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하는 데까지 미친다고 보아, 위법을 의심할 사유가 있는데도 방치했다면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1985. 6. 25. 선고 84다카1954 판결).
충실의무는 직무 중 알게 된 정보로 자기나 제3자의 이익을 좇지 않고 회사의 이익을 지키라는 의무이며, 당시 상법은 이를 경업·겸직 금지(제397조 제1항), 회사의 기회 및 자산 유용 금지(제397조의2), 자기거래 금지(제398조)로 구체화하고 있었습니다.
책임은 회사에도, 제3자에게도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하면 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을 집니다(제399조). 유의하실 것은 법령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경우에는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앞서 본 감시의무 위반은 임무해태를 원인으로 하는 쪽입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때에는 제3자에 대해서도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제401조 제1항). 이때의 제3자에는 회사 채권자뿐 아니라 주주도 포함되므로, 경영권을 쥔 지배주주인 이사의 임무해태로 회사에 손해가 생겼다면 소수주주가 그 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등기를 피해도 책임에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등기하지 않고 배후에서 영향력만 행사하면 경영상 과오의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요. 당시 상법은 제401조의2를 두어, 업무집행을 지시하는 자, 권한 없이 이사의 이름을 빌려 사실상 권한을 행사하는 자, 회사 업무를 집행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명칭을 쓰는 자에게 회사에 대한 책임(제399조)과 제3자에 대한 책임(제401조)을 묻고 주주대표소송의 상대방(제403조)이 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상법상 이사는 등기부에 이름이 오른 사람이고, 그 자리에는 이사회의 한 표와 함께 회사·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같이 따라옵니다. 다만 정관상 이사 수와 소규모 회사의 이사회 성립 여부, 경업·자기거래·회사기회 유용의 경계, 감시의무 위반과 경영판단 원칙의 적용 범위, 배후에서 지시한 사람의 책임은 정관과 등기부, 이사회 의사록을 놓고 보아야 판가름이 나며 2017년 기준인 위 조문을 현행 조문과 대조하는 절차도 필요합니다. 이사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두고 고민이나 우려가 있으시면 법무법인 마스트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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