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서원 변호사입니다.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았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계를 정리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고가 없으니 아무것도 청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혼으로 인정되면 법률혼과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사실혼의 요건으로 세 가지를 듭니다. 혼인 의사의 합치, 공동생활, 사회적 승인입니다.
결혼식을 올렸다면 혼인 의사와 사회적 승인은 대체로 인정됩니다. 양가 부모와 지인들이 부부로 대했다는 사정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신혼집에서 함께 생활했다면 공동생활 요건도 충족됩니다.
사실혼이 인정되면 재산분할 청구권과 위자료 청구권이 생깁니다. 재산분할에는 법률혼과 동일한 법리가 적용되고, 위자료는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에 근거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사실혼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는 지점은 재산분할이 되는지가 아니라 사실혼이 성립했는지입니다. 법률혼이라면 혼인관계증명서 한 장으로 끝나는 일을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먼저 관계부터 증명합니다
사실혼의 성립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결혼식 사진과 영상, 청첩장
- 동거 사실을 보여 주는 주민등록등본
- 양가 가족과 지인의 진술서
- 공동생활을 보여 주는 각종 서류
혼인신고를 미룬 기간이 짧고 관계가 빨리 끝났을수록 이 부분의 비중이 커집니다.
짧은 동거기간에서의 기여도
재산분할의 대상은 사실혼 기간에 형성된 재산입니다. 적극재산에는 함께 마련한 주거와 혼수, 예물류가 들어가고, 고가의 선물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극재산, 즉 채무도 함께 봅니다. 상대의 기존 채무를 같이 갚아 준 사정은 기여로 평가됩니다.
기여도는 금전적 기여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가사노동과 정신적 지원도 함께 고려됩니다. 다만 사실혼은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간접적 기여를 크게 인정받기 어렵고, 그만큼 자금을 실제로 얼마나 댔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주거 마련에 한쪽이 3억원, 다른 쪽이 2억원을 냈다면 순수한 금전 기여만으로는 60 대 40이 됩니다. 여기에 상대의 채무를 함께 상환한 사정, 혼수를 부담한 사정, 관계 파탄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더하면 50 대 50이거나 그보다 유리한 비율도 가능합니다.
파탄의 책임과 위자료
사실혼 파탄에 상대의 책임이 있으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문제처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정이 원인이라면, 결혼 전에 고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 치료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점이 유책사유로 평가됩니다.
액수는 문제의 심각성과 지속성, 약속 위반의 정도, 정신적 고통, 사실혼 기간과 당사자의 경제력을 함께 봅니다. 기간이 짧은 사실혼에서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 수준이 흔히 인정되는 범위입니다.
해소 절차
혼인신고가 없으므로 사실혼은 당사자의 합의만으로 해소됩니다. 이혼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재산분할의 비율과 방법, 위자료, 공동 채무의 분담, 개인 물품의 반환을 정해 협의서로 남겨 두어야 뒤에 다시 다투지 않습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재산분할 청구와 위자료 청구를 하게 됩니다.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시점에 자료부터 확보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함께 살던 집을 나오고 나면 계약서와 입금증, 사진을 모으기가 급격히 어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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