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라면, 임차인은 계약기간과 갱신에 관하여 민법보다 강화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2017년 3월 당시의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존속기간의 상한이나 증액 한도처럼 숫자로 정해진 기준은 이후 법 개정으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므로, 실제 사안에서는 현행 조문을 반드시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1년 미만으로 정했어도 기간은 1년으로 봅니다
사례를 하나 놓고 보겠습니다. A씨는 2015년 2월 11일 서울 성동구 소재 상가건물을 보증금 5,000만원, 월세 50만원, 계약기간 6개월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6개월간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계약 당시 임대인은 장기간 계약을 보장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6개월이 지나자 직접 식당을 운영하겠다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A씨는 기간이 끝났으니 건물을 비워 주어야 할까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1항은 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1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1년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다만 임차인 쪽에서 1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A씨는 약정한 6개월이 지나도 존속기간이 1년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갱신요구는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같은 법 제10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창구가 열려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거절이 허용되는 사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이 밖에도 몇 가지 사유가 더 규정되어 있습니다. 갱신요구권의 총 기간에 관하여, 이 칼럼이 쓰인 2017년 당시의 제10조 제2항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앞의 A씨는 그 기준에 따라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5년까지 갱신하여 건물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5년이라는 숫자는 2017년 당시의 기준이므로, 지금 계약을 다투신다면 현행 조문의 기간을 그대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차임 연체는 3기부터, 민법의 2기보다 완화되어 있습니다
임차인은 상가건물의 사용·수익의 대가로 임대료를 지급할 의무를 집니다. 민법 제640조는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대차에서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로 정하고 있습니다. 2015년 5월 개정을 통해 일반 임대차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3기는 연속해서 밀린 석 달을 뜻하지 않습니다. 띄엄띄엄 밀렸더라도 합계가 3기분에 이르면 해지 사유가 됩니다. 앞서 본 갱신 거절 사유의 첫 번째 항목도 같은 기준을 쓰고 있어, 연체가 쌓이면 해지와 갱신 거절이 함께 문제가 됩니다.
증액 청구는 1년 안에 다시 못 하고, 한도가 있습니다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은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상당하지 않게 된 경우 당사자가 장래의 차임 또는 보증금에 대하여 증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되, 증액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을 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임대차계약 또는 약정한 차임 등의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증액 청구를 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2017년 당시 시행령 제4조는 그 비율을 청구 당시 차임 또는 보증금의 100분의 9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즉 그 시점 기준으로는 증액이 있은 뒤 1년 안에는 다시 올릴 수 없고, 올리더라도 종전 금액의 9%를 넘을 수 없었습니다. 이 9%는 시행령에 담긴 수치여서 바뀌기 쉬운 항목이므로, 현재 계약에 그대로 대입하지 마시고 지금의 시행령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보증금을 올릴 때 대항력에서 놓치는 부분
임대인의 요구로 보증금을 증액하는 경우, 임차인이 특히 살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최초 계약에서 대항력을 갖추었더라도 그것만으로 증액분까지 보호되지는 않습니다. 증액된 보증금 부분에 관하여도 임대차 계약서를 새로 작성하고 확정일자를 받아 두어야 그 부분까지 우선변제권이 미칩니다.
순위 문제도 있습니다. 최초 보증금을 지급한 뒤 상가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되고 그 후에 보증금을 증액한 경우, 증액 부분에 관하여는 그 저당권에 기하여 소유권을 이전받은 제3자에게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다카11377 판결). 이때는 증액분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 승계되지 않으므로, 증액된 보증금의 반환은 원래의 임대인에게만 청구할 수 있고 새로운 소유자에 대하여는 최초에 지급된 보증금의 반환만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보증금 증액으로 계약서를 새로 작성할 때에는 총 보증금액과 최초 보증금, 증액된 보증금액을 각각 나누어 적고, 특약에 보증금이 증액된 계약이라는 점을 명시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금액을 하나로 합쳐 적어 두면 나중에 어느 부분이 언제 지급된 것인지 다투게 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기간과 갱신, 임대료에서 임차인에게 민법보다 강한 지위를 주지만, 그 권리는 요구 시기와 서류를 지켰을 때에만 실제로 작동합니다. 계약기간을 1년 미만으로 정한 계약을 어떻게 볼 것인지, 갱신요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남겨 두었는지, 연체액이 3기에 이르렀는지, 증액 청구가 1년 제한과 한도를 지켰는지, 저당권이 설정된 뒤 올린 보증금이 새 소유자에게 미치는지는 계약서와 등기부, 지급 내역을 함께 놓고 보아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상가 임대차의 기간과 갱신, 임대료 증액을 두고 고민이나 우려가 있으시면 법무법인 마스트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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