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문

[법률칼럼] 우리은행과 대우증권 매각으로 본 공적자금 회수

이정환 변호사 2017년 2월 28일
우리은행과 대우증권 매각으로 본 공적자금 회수 - 법무법인 마스트 법률칼럼

우리은행과 대우증권의 매각은 지켜볼 만한 사안입니다. 두 회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자리와 덩치를 생각하면 상당한 메가딜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으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1. 우리은행

공적자금 회수에는 세 가지 목표가 걸려 있었습니다.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선진화, 그리고 조기민영화입니다. 하나씩 떼어 보면 모두 수긍이 가지만, 셋을 한꺼번에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이 내내 문제였습니다.

선진화를 앞세우자면 해외의 앞선 금융기업이 인수해야 합니다. Standard Charted라는 전례도 있습니다. 다만 예대마진에 기댄 전통적 수입구조, 크지 않은 국내 금융시장, 포화에 이른 은행 간 경쟁, 그리고 해외 산업은행들의 사정도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립니다.

조기 민영화는 시기를 놓쳤습니다. 이미 중후기 민영화를 말할 때가 되어 더더욱 어려워 보입니다.

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회수 극대화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따라붙습니다.

  • 값을 올리려면 경쟁을 붙여야 하니 국내외 PEF와 각종 국부펀드에게도 문을 열어야 합니다.
  • 경영권이 함께 넘어가야 값이 오르니,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지배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그렇게 보면 중동 국부펀드에 과점주주로 넘긴다는 구상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접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조기 민영화에는 들어맞지만 회수 극대화와는 방향이 다른 선택입니다.

이 구상이 지분을 털어내는 유인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결국 과점주주가 지분을 쥔 채로 굳어질지가 볼 대목입니다. 국내 다른 은행이 인수에 나설 수 있을까요. 한동안 돌던 이야기처럼 교보생명이 가져갈까요. 아니면 여러 펀드가 붙는 자리가 될까요.

물론 우리은행의 경쟁력이나 기업가치를 끌어내릴 이슈가 없지 않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2. 대우증권

대우증권의 값어치는 회사 자체의 경쟁력에만 있지 않습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이 회사를 IB로 써 왔다는 점이 큽니다. 국내에서 개발사업을 가장 많이 다뤄 본 곳이 산업은행이고, 구조조정마다 구원투수로 불려 나온 것도 산업은행입니다. 그런 산업은행이 들고 있는 기업들의 매각을 주관하기에 가장 가까운 자리에 대우증권 IB가 있었습니다. 아는 분 하나는 이것이 불공정 경쟁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이런 시장마찰이 쌓이니 민영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사견입니다만,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포트폴리오에서 증권 부문이 약한 곳, 이를테면 KB나 신한이 가져간다면 흥미로울 듯합니다. 성사 여부는 모르겠으나 예전과 체급이 달라진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과 묶인다면 그 또한 놀라운 그림이겠고요.

IB는 몸집을 키워야 하는 사업입니다. 세계적으로 IB 업황이 예전만 못하다 해도, 브로커리지 수입만으로 증권사가 버티기는 어렵습니다. 벌 수 있는 것은 다 벌어야 한다는 점에서 M&A의 유인은 남아 있다고 봅니다.

앞서 있었던 거래들, 그러니까 안방보험(중국자본)이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을, 유인타증권(대만자본)이 동양증권을, 오릭스(일본자본)가 현대증권을 가져간 사례와 이번이 다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대우증권의 위상, 그리고 공적자금이 들어간 회사라는 점입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탑티어로 꼽힙니다. 그런 회사를 중국자본에 선뜻 넘길 수 있을까요. 공적자금 회수의 본래 목적으로 되돌아가면 거절할 명분은 있습니다. 금융산업의 선진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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