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무·분쟁해결

삼성화재가 낸 손해배상청구, 소멸시효로 전부 기각

이정환 변호사 2017년 8월 18일

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법무법인 마스트는 삼성화재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당한 피고를 대리해 1심 사건을 수행하고 피고 전부승소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고, 원고가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8년 만에 날아온 소장

의뢰인이 운영하던 소규모 가구 공장에서 2008년 5월 소속 근로자의 부주의로 수지 절단 사고가 발생했고, 보험금 처리 과정에서 정보 전달상의 오류가 개입되어 근로자에게 보험금이 과다 지급됐습니다. 보험금을 수령한 사람은 근로자였고, 이 과지급에 관해서는 이후 근로자에 대한 형사판결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근로자가 수령한 보험금의 반환에 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2016년 12월에 이르러 의뢰인과 근로자를 상대로 공동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 8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의뢰인은 과지급된 보험금을 자신이 수령한 적이 없는데 근로자가 그 보험금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인까지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적극적인 소송 대응을 의뢰했습니다.

3년과 10년, 두 개의 시효

법무법인 마스트는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과 보험사의 주장을 검토한 뒤 청구의 근거부터 짚었습니다. 원고가 든 청구원인은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이었습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배상 책임을 지웁니다. 다만 그 청구권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766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소멸시효란 권리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가 사라지는 제도입니다.

법무법인 마스트는 이에 따라 보험사의 청구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한 청구여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청구원인을 부당이득으로 바꾸자

보험사 대리인은 이 주장에 대응해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로 추가적으로 변경했습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채권의 소멸시효는 일반채권과 같이 부당이득일로부터 10년이므로 아직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논리였습니다.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법무법인 마스트는 새로 추가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 의뢰인은 실제로 보험금을 수령한 적이 없어 법률상 원인 없이 실질적 이득을 취한 바가 없으므로 의뢰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산점을 가장 늦게 잡아도 3년은 지났다

남은 것은 처음의 손해배상청구였고, 3년이라는 단기 소멸시효를 언제부터 세느냐가 갈림길이었습니다. 법무법인 마스트는 늦어도 형사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원고가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산점을 가장 늦은 시점으로 잡더라도 그때로부터 이미 3년이 지났으므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는 완성됐다는 것입니다. 결국 보험사의 청구는 어느 쪽으로도 이유가 없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법무법인 마스트의 사실 주장과 법리 주장을 모두 인용해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원고는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세는가

민사채권과 상사채권은 소멸시효 제도의 적용을 받습니다. 권리자가 시효기간 안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면, 청구를 당한 쪽은 소송에서 이를 다투어 승소할 수 있습니다. 민법과 상법, 각종 특별법이 서로 다른 소멸시효를 두고 있으므로 권리를 행사할 때나 청구에 대응할 때나 기산점과 시효기간을 늘 살펴야 합니다.

상대방은 시효 항변에 부딪히면 이 사건처럼 청구원인을 바꾸어 다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때는 바뀐 청구가 애초에 성립하는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오래전의 사고나 거래를 이유로 기업이나 단체가 뒤늦은 청구를 받았다면, 응소 전략을 세우기 전에 기산점과 시효기간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면책 조항: 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정식 법률 자문이나 변호사의 의견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의뢰인의 고유한 상황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법률 조력 없이 본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여 어떠한 법적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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