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창업 초기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극복하고 스케일업하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금의 유치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많은 창업자가 투자 유치의 기쁨에 매몰되어 투자계약서의 엄중한 법적 구속력을 간과하곤 합니다.
투자계약은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거래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 나아가 창업자의 개인적인 민·형사적 책임까지 근본적으로 규율하는 복합 법률문서입니다.
투자자의 자본과 창업자의 경영권이 조화를 이루며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계약의 기본 구조와 핵심 특약 조항의 실무적 쟁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투자계약의 의의와 자기자본 조달의 본질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은 크게 은행 차입과 같은 타인자본 조달과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기자본 조달로 나뉩니다. 스타트업 투자는 원칙적으로 벤처캐피탈(VC)이나 액셀러레이터(AC)가 신주를 인수하여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는 자기자본 투자입니다.
타인자본 조달은 원금과 확정 이자의 상환 의무가 발생하여 재무적 부담이 큰 반면, 자기자본 투자는 회사가 성장하여 기업가치가 상승했을 때 지분 매각이나 상장(IPO)을 통해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구조를 취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단순한 주식 인수에 그치지 않고 경영 참여권과 특수한 회수 장치를 투자계약서에 촘촘하게 결합하게 됩니다.
보통주 투자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의 구조적 차이
국내 벤처투자 실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투자 형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입니다. 순수한 보통주(Common Stock) 투자는 지분 희석 외에 회사의 직접적인 상환 의무가 없으나, RCPS는 여러 권리가 복합되어 있습니다.
RCPS는 첫째, 일정 기간 후 투자자가 회사에 원금과 이자의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환권'을 가집니다. 둘째, 회사의 가치가 상승했을 때 보통주로 전환하여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전환권'을 보유합니다. 셋째, 배당 시 보통주보다 앞서는 '우선권'이 부여됩니다.
창업자는 RCPS의 상환권이 상법 제345조에 따라 회사의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고, 상환 요구가 들어왔을 때의 현금 흐름 위험을 철저히 계산해야 합니다.
텀싯(Term Sheet) 체결과 법적 구속력의 범위
투자계약은 일반적으로 예비적 합의서인 텀싯(Term Sheet) 또는 투자조건부 인수계약서(MOU)를 먼저 체결한 후 정식 본계약으로 나아갑니다. 텀싯에는 투자금액, 기업가치(Valuation), 투자 주식의 종류, 주요 거버넌스 조건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텀싯은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의 틀을 정하는 것으로서 법적 구속력(Non-binding)이 배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텀싯 내부의 특정 조항, 특히 '배타적 협상권(Exclusivity)'과 '비밀유지 의무(Confidentiality)' 조항은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텀싯 단계에서부터 법적 효력이 있는 조항과 비구속적 조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서명해야 하며, 본계약에서 번복하기 어려운 불리한 조건이 텀싯에 기재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투자계약서의 기본 체계와 신주인수계약의 핵심 조항
정식 투자계약서는 크게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고 투자자가 대금을 납입하는 '신주인수계약' 부분과, 주주 간의 권리 의무를 규정하는 '주주간계약'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신주인수계약의 핵심은 '진술과 보증(Representations & Warranties)' 조항입니다. 회사의 자본금, 부채, 지식재산권, 진행 중인 소송 등 회사의 법률적·재무적 상태가 진실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조항입니다.
만약 진술과 보증 내용에 허위나 중대한 누락이 있을 경우 투자자는 즉시 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으며 창업자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팩트 체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경영 참여와 통제를 위한 주주간계약 핵심 특약
투자자는 소수주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회사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강력한 통제 권한을 요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전동의권'과 '협의권'입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 차입, 자산 처분, 신주 발행, 대표이사 보수 결정 시 투자자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강제하는 것입니다.
또한 투자자는 이사 지명권이나 이사회 참관권(Observer)을 확보하여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직접 관여하고자 합니다. 회사의 정기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는 정보이용권 역시 필수적으로 삽입됩니다.
창업자는 사전동의 대상 항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면 일상적인 경영 활동조차 마비될 수 있으므로, 동의 대상을 회사의 존립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한정하도록 협상해야 합니다.
투자금 회수와 창업자 지분 처분 제한 조항의 실무 쟁점
투자자의 궁극적인 목적은 투자금의 성공적인 회수(Exit)입니다. 이를 위해 계약서에는 창업자의 주식 처분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이 들어갑니다. 창업자가 투자자의 사전 동의 없이 지분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창업자가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할 때 투자자도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참여권(Tag-along)', 반대로 투자자가 지분을 매각할 때 창업자의 지분까지 강제로 묶어서 팔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이 규정됩니다.
특히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은 회사가 일정 기간 내 상장(IPO)에 실패했을 때 창업자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통째로 회사를 매각할 수 있는 무서운 조항이므로 발동 요건을 엄격히 통제해야 합니다.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계약 검토 전략
투자계약 협상에서 창업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창업자 개인의 연대책임' 조항입니다. 과거에는 회사의 채무불이행이나 위약 시 창업자가 개인 자산으로 연대하여 위약벌을 배상하도록 하는 관행이 만연했습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의 가이드라인과 벤처투자법의 개정으로 연대보증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으며, 창업자의 고의나 중과실에 기한 중대한 배임·횡령의 경우로만 책임이 극히 제한되어야 합니다.
법무법인 마스트는 수많은 스타트업의 시드(Seed)부터 시리즈 B, C 라운드 투자계약 검토와 협상을 대리해 온 풍부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창업자의 경영권을 수호하고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맞춤형 법률 자문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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