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사

사업자 부도시 문제되는 형사책임과 대표자 방어 쟁점

이정환 변호사 2017년 8월 14일

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회사가 자금난에 빠져 부도를 맞게 되면 채무불이행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가압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대표이사 개인을 상대로 한 채권자들의 형사고소가 쇄도하게 됩니다. 채권자들은 민사소송보다 신속하게 자금을 회수하거나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형사고소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도 위기 전후로 회사 대표자가 직면하게 되는 4대 핵심 형사 범죄의 구성요건과 수사 단계에서의 법률적 방어 쟁점을 짚어봅니다.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수표 회수와 처벌불원의사 확보

약속어음은 만기에 지급거절(부도)이 되더라도 발행인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당좌수표나 가계수표를 발행했다가 예금부족 등의 사유로 제시기일에 지급되지 않게 한 경우에는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수표금액의 10배 이하의 벌금형이라는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법은 중요한 구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르면, 발행인이 부도 수표를 회수하거나 소지인이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명시적 의사표시(처벌불원서 제출)를 한 때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수표 부도가 임박했거나 이미 발생한 경우, 대표자는 수표의 최종 소지인을 파악하여 일부 변제나 분할상환 합의, 차용증 대체 등을 통해 부도수표 원본을 직접 회수하거나 처벌불원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형사 책임을 벗어나는 최우선 과제입니다.

채무초과 상태에서의 자금 조달과 사기죄(형법 제347조)

부도 직전의 대표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지인, 금융기관, 거래처 등으로부터 급전을 차용하거나 물품을 외상으로 공급받습니다. 대표자들은 "그 자금만 조달되면 회사를 정상화하여 반드시 갚으려고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원의 판단 기준은 냉정합니다.

대법원은 차용 당시 이미 회사가 자본잠식이나 채무초과 상태에 빠져 변제자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긴 채 변제기일까지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돈을 빌렸다면, 차용 당시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을 기망한 것으로 보아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 성립을 인정합니다.

사기 혐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차용 당시에 추진 중이던 프로젝트의 실체, 확실한 매출 발생 계획, 실제 사업 목적에 자금을 투입한 입증 자료 등을 제출하여 고의적인 기망 행위가 없었음을 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의 업무상 횡령과 배임(형법 제355조, 제356조)

자금 압박이 극에 달하면 대표자들은 용도가 정해진 특정 자금(투자금, 정부지원금, 근로자 예수금 등)을 일반 운영비로 돌려쓰거나,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 없이 무리하게 회사 자금을 처분하기도 합니다.

특히 복수의 법인을 운영하는 대표자가 A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해 건실한 B회사의 자금을 끌어다 쓰거나, B회사가 A회사의 채무를 위해 연대보증을 서고 담보를 제공하게 하는 행위는 B회사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결국 내 회사끼리의 거래"라는 안일한 인식으로 계열사 자금을 혼용하다가 전액 업무상 배임·횡령으로 기소되는 사례가 빈번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채권자 집행을 피하기 위한 재산 은닉과 강제집행면탈죄(형법 제327조)

부도가 발생하여 채권자들의 압류가 임박하자, 대표자가 회사나 자신의 명의로 된 부동산을 가족 명의로 허위 이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가장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 채무를 부담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판례상 실제 강제집행이나 가압류가 들어오기 전이라도 채권자가 민사소송이나 보전처분을 제기할 객관적 염려가 있는 상태에서 재산을 허위 양도했다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합니다.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자의적 재산 처분은 반드시 형사적 처벌로 귀결됩니다.

형사고소 단계에서의 실무적 합의와 초기 대응

부도와 관련된 형사고소는 대부분 채권자의 채권 회수를 목적으로 제기됩니다. 따라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신속히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채권자와 현실적인 변제 계획을 바탕으로 합의나 고소 취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범죄의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여 불기소(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정상참작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 글은 2017년에 작성된 법률 칼럼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기업 부도 국면에서는 민사 책임과 형사 책임이 복잡하게 얽혀 대표이사 개인의 신변에 심각한 위협이 되므로, 부도 징후가 발생한 시점부터 형사 전문 변호사와 종합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면책 조항: 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정식 법률 자문이나 변호사의 의견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의뢰인의 고유한 상황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법률 조력 없이 본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여 어떠한 법적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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