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상속

상속세는 대부분 나오지 않는다

조기석 회계사 2017년 3월 12일

안녕하세요. 조기석 회계사입니다.

회계법인 가업승계 팀에서 일하며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역시 상속세였습니다. 공인회계사의 주 업무가 회계감사이다 보니 세무를 전문으로 하는 회계사가 많지 않고, 일반 법인세 업무부터 가업승계와 실제 상속세 신고까지 직접 하는 회계사는 더 드물기 때문인 듯합니다.

부모나 배우자가 세상을 떠나면 많든 적든 재산을 물려받게 되는데, 그때 상속세를 내야 하는지 아닌지가 가장 궁금한 대목입니다. 그리고 상속세는 (최고세율이지만) 50%까지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세는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부가 중산층의 불안을 덜고 상속인의 생활 안정과 기초 생활 유지를 위해 상속공제 제도를 두고 있는데, 공제해 주는 금액이 커서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 두 분 중 한 분이 먼저 돌아가신 경우에는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공제 5억 원으로 최소 10억 원이 공제되고, 한 분만 생존해 계시다가 돌아가신 경우에는 일괄공제 5억 원이 적용됩니다. 상속재산이 그 아래라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5억 원 또는 10억 원은 상속인 각자가 받은 재산에서 따로따로 빼 주는 것이 아니라, 피상속인의 소유재산 합계액에서 한 번만 공제된다는 점을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피상속인의 소유재산이 5억 원(배우자가 있으면 10억 원) 이상이거나, 사전증여재산가액이 있거나,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재산을 받은 경우라면 세무전문가와 상담해 신고와 절세에 관한 의견을 들어 보는 편이 낫습니다. 기본 공제 외에 피상속인이 부담해야 할 부채나 공과금처럼 더 빼 주는 항목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사전증여재산가액이 있으면 상속공제 한도가 적용되어 오히려 상속세를 내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산보다 부채가 많다면

상속이 개시되면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는 상속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법률상 그대로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재산이 부채보다 많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부채가 더 많은데도 자산과 부채를 통째로 넘긴다면 피상속인의 재산을 다 처분하고 남은 빚까지 상속인이 떠안게 되어 지나치게 가혹합니다.

그래서 민법은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이라는 두 가지 장치로 상속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상속포기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방법입니다. 공동상속이라도 각 상속인이 단독으로 포기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가 그 사람에게는 넘어가지 않습니다.

한정승인은 자산이 많은지 부채가 많은지 분명하지 않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 안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를 갚겠다는 조건을 붙여 상속을 승인하는 것입니다. 한정승인을 하면 부채가 상속재산보다 많더라도 상속인 자신의 고유재산까지 처분해 가며 갚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정승인 역시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재산 목록을 붙여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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