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기석 회계사입니다.
토지를 2012년 1월에 2억 원에 사서 2014년 7월에 4억 원에 판 사람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양도소득세를 줄이려고 매수인과 짜고 매매계약서에는 3억 원으로 적었습니다. 두 해가 지나 부동산 값이 오르자 매수인도 그 토지를 팔기로 하고 다른 사람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양도소득세를 미리 계산해 보니 취득가액이 3억 원으로 잡혀 세금이 크게 나옵니다. 매수인은 계약서가 아니라 실제로 오간 4억 원으로 신고하겠다고 통보합니다.
단순하게 만든 이야기지만 다운계약서에서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그림입니다.
당장은 서로 이득처럼 보인다
계약서를 낮춰 쓰면 파는 쪽은 양도소득세가 줄고 사는 쪽은 취득세가 줍니다. 그 순간만 보면 둘 다 득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산 사람이 나중에 그 부동산을 팔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취득가액이 실제보다 낮게 잡혀 있으니 양도차익이 부풀고 양도소득세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결국 매수인은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 아니라 실제로 치른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주장할 수밖에 없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법원은 금융자료를 본다
이런 다툼에서 법원은 계약서가 아니라 돈이 오간 자취를 봅니다. 매도인이 계약서 금액으로 팔았다고 주장하더라도, 매수인이 금융자료로 그보다 큰 금액을 지급했음을 입증하면 두 사람이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양도소득세를 적게 신고한 것으로 봅니다(서울행정법원 2014구단51459, 2014. 9. 17. 외 다수).
위 사례라면 매수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매도인이 부담해야 할 것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따라오는 것들
먼저 덜 낸 양도소득세 본세가 있습니다. 여기에 신고를 잘못한 데 대한 가산세가 붙는데, 다운계약서를 쓴 경우에는 일반 가산세가 아니라 부당한 방법으로 과소신고한 것으로 보아 40%의 가산세가 적용됩니다(조심 2011중0583, 2011. 4. 13.). 납부가 늦어진 기간만큼 납부지연에 따른 가산세도 쌓입니다. 세금을 4천만 원가량 덜 내려다 가산세로만 3천3백만 원을 떠안는 상황이 실제로 생깁니다.
기간도 길어집니다.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에는 국세부과 제척기간이 5년이 아니라 10년입니다. 10년 동안은 과세관청이 언제든 다시 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과세와 감면도 막힙니다. 다운계약서를 쓴 사실이 드러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나 감면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위 사례가 토지가 아니라 1세대 1주택이었다면 물어야 할 세금은 훨씬 컸을 것입니다.
세금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2006년 1월 1일부터 부동산 실거래가격 신고의무제도가 시행되어, 검인계약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면 매도인과 매수인은 물론 중개업자까지 취득세의 3배 이하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남는 것
다운계약서는 그 자리에서는 양쪽 모두에게 이득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 매수인이 팔 때 반드시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드러났을 때 부담은 처음 줄이려 했던 세금을 훌쩍 넘습니다. 부동산을 넘길 계획이 있다면 계약서를 어떻게 쓸지부터 확인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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