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문

퍼블리시티권 - 인격권과 재산권 사이

이정환 변호사 2017년 3월 2일

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격체 또는 인격적 동일성과 떼어놓을 수 없는 성명, 초상, 명예, 생명에 관하여 권리를 가집니다.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 근거한 인격권입니다.

한편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는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비즈니스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 이른바 유명인이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들이 지닌 대중 흡입력은 곧 경제적 파워가 됩니다. 스타마케팅과 각종 광고, 유명인을 추모하는 콘서트, 유명인을 소재로 한 공연 같은 현상을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접하고 있습니다.

카메라에 둘러싸인 인물

그렇다면 유명인이 가진 성명과 초상에 관한 권리는 일반적인 인격권의 성질만 지닐까요? 아니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처분하고 상속할 수 있는 재산권의 성질도 지닐까요? 바로 이 물음이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의 관념입니다.

일반적인 인격권은 인격의 주체와 떼어놓을 수 없는 성질을 가집니다. 그 기본 성질은 인격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침해, 예컨대 명예훼손이나 허락받지 않은 초상의 사용에 대한 방어와 예방, 원상회복에 주된 목적이 있습니다. 반면 퍼블리시티권은 인격적 권리 가운데 재산적 성질을 가진 부분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권리입니다.

담당했던 사건 하나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채무자인 상속인이 있습니다. 이 상속인은 고인이 된 어느 분의 추모 콘서트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채권자에게 일정 부분을 변제하고자 합니다. 상속인에게는 그 추모콘서트를 주최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물음이 이어집니다. 상속인은 제3자에게 고인의 추모콘서트를 주최할 권리를 양도하거나 장기사용을 허락할 수 있을까요? 추모콘서트나 뮤지컬로 얻은 이익의 배분을 당사자가 자유로이 정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맺은 계약은 유효할까요? 바로 이런 지점들이 퍼블리시티권이 다루는 내용입니다.

법원의 퍼블리시티권 인정 추이를 나타낸 막대그래프

퍼블리시티권의 핵심 표지는, 대중흡입력을 가진 유명인의 인격적 표지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재산적 성질이 권리의 주된 내용이라는 데 있습니다.

퍼블리시티권이 인정되면 유명인의 초상권 등을 부동산이나 특허권처럼 양도·상속의 방법으로 거래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이미 이를 전제로 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기획사에 자신의 퍼블리시티권 사용 권리를 맡기는 것이 대표적이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스포츠스타 등과 사용 계약을 맺고 캐릭터 사업을 벌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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