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문

외주개발 분쟁은 계약서에서 갈린다

이정환 변호사 2017년 3월 14일

안녕하세요. 이정환 변호사입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A가 있다고 해 봅시다. 아이템과 아이디어는 있는데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구하지 못해 외주개발업체 B에 개발을 맡기고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뒤 두 사람은 몇 차례 만나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개발이 진행되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새 요구를 하고 다시 수정을 거치는 사이 기간이 흘렀고, 결과물은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지금 만들어진 것만 봐도 오류가 많고 요구한 사항이 다 반영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거듭되는 수정 요구,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개발 상황, 추가 개발비용과 개발기간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서 분쟁이 시작됩니다.

스마트폰에서 뻗어 나오는 여러 앱 아이콘

전형적인 분쟁의 모양

정보통신·스타트업 분야에 자문을 하면서 가장 자주 보게 되는 유형입니다. 어떤 때는 개발업체 쪽에서, 어떤 때는 개발의뢰인 쪽에서 자문이나 소송 수행을 의뢰받게 됩니다. 개발을 맡기는 목적은 저마다 다릅니다. 예전에는 쇼핑몰이나 홈페이지, 회사가 쓸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고 스마트폰 시대에는 앱 개발 의뢰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만들든 분쟁이 흘러가는 방향과 원인은 대체로 같습니다. 바로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잠복해 있는 인식의 간극입니다. 개발의뢰인은 어떤 방식으로 정확하게 의뢰해야 하는지 모르고, 개발자들은 의뢰인의 요청을 의뢰인의 입장에서 정확히 이해한 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이 간극을 그대로 둔 채 계약을 맺고 미팅을 이어 가며 수정 요청과 피드백을 반복하면, 결론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수정은 많이 했는데 이것저것 모두 불만족스러운 미완성 결과물, 넘겨 버린 프로젝트 기간, 그리고 추가 개발비용 문제입니다.

소송으로 가면 무엇을 다투게 되나

이 단계에 이르면 양측의 감정이 이미 상해 있어 내용증명을 주고받다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외주개발 소송의 쟁점은 계약에 맞는 결과물이 이행되었는가입니다. 그런데 계약서의 내용이 부실한 것이 보통이고, 중간에 수많은 수정 요청과 피드백이 오갔기 때문에 원래 계약서가 판결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소송에서는 법리만큼 증거 확보가 중요합니다. 증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쪽이 불리해지고, 이는 입증책임의 문제와 곧바로 이어져 결론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측 모두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소송에 대비해 증거를 모아 두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서로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의뢰인이, 또 어떤 부분에서는 개발사가 불리한 위치에 서 있곤 합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경우에는 승소 아니면 패소로 끊어 내는 판결보다 화해 같은 절차로 푸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앱 개발 견적이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로 나오는 소액사건은 조정절차에 회부되어 해결되기도 합니다.

분쟁을 막는 첫걸음은 정확한 계약서

대부분의 법률관계는 계약서에서 시작하고, 계약서를 정확히 쓰면 상당수의 분쟁은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외주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약서를 쓸 때는 법무팀이나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편이 좋고, 직접 쓴다면 각 조항의 법적 효과를 충분히 검토한 뒤 체결 여부를 정해야 합니다. 담아야 할 것은 네 가지입니다.

개발기획서와 디자인 레이아웃. 개발기획서는 개발의 청사진입니다. 의뢰인이 지시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담게 되므로 나중에 개발계획이 바뀌면서 생기는 수정 요청을 미리 줄일 수 있고, 개발업체는 기획서에 적힌 내용을 기준으로 개발을 시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기간을 지키고 반복되는 수정 요청을 막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 레이아웃은 의뢰인에게서 예상하는 디자인 자료를 받거나, 개발업체가 시안을 보여 주고 선택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개발 범위의 구체화. 개발업체는 기획서를 바탕으로 용역의 범위를 정할 수 있습니다. 기획서에 담긴 의뢰인의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개발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고, 그 범위에 포함되는 개발 요소를 지정해야 합니다.

개발기간의 개시일과 종기일. 개시일은 개발기획서와 개발 진행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한 날부터 개발이 시작되는 것으로 정하는 편이 타당합니다. 진행 과정에서 기존 방향과 다른 수정 요구가 있으면 그에 따라 종기일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해지사유와 금품청산. 결과물의 완성도나 수정사항의 보완을 해지사유로 정한다면 그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 두어야 합니다. 금품청산에 관해서는 계약을 해지할 때 지급된 금액을 전부 돌려받을 것인지, 개발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일부만 돌려받을 것인지를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면책 조항: 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정식 법률 자문이나 변호사의 의견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의뢰인의 고유한 상황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법률 조력 없이 본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여 어떠한 법적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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